챕터 271: 붕괴

릴리가 달려가 졸라의 등에 손을 얹었다. 얇은 피부 아래로 또렷하게 윤곽이 드러난 견갑골이 나비 날개처럼 솟아 있었다. 눈으로 보기가 아플 만큼 앙상한 뼈였다.

"졸라, 일단 앉자, 응?" 릴리의 목소리는 아이를 달래듯 부드러웠다.

졸라가 고개를 저었다. 뺨은 메말라 있었지만 눈은 피가 맺힐 것처럼 새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릴리는 그제야 깨달았다. 졸라가 오후 내내 단 한 방울의 눈물도 흘리지 않았다는 것을.

그녀의 몸은 밀봉된 그릇 같았다. 사람을 무너뜨릴 수 있는 거대하고 압도적인 것들을 모두 안에 가둔 채, 그것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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